'뮤지컬 키드' 배우들 총출동휴 잭맨 "실시간 라이브 녹음노래하며 연기하니 감정 더 살아"판틴 역 맡은 앤 해서웨이는어린시절 뮤지컬서 코제트 역할러셀 크로도 뮤지컬로 배우 데뷔한국어 뮤지컬도 최근 개막
매킨토시 "재능 넘친 멋진 공연한국 뮤지컬 발전 보니 뿌듯"
내달 중순께 개봉하는 영화 '레미제라블'은 '뮤지컬의 제왕'으로 불리는 캐머론 매킨토시(67)가 제작한 동명 뮤지컬로 만든 영화다. '캐츠'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등 뮤지컬 걸작들이 그의 작품이다. 영화도 그가 제작했다. '킹스 스피치'로 지난해 아카데미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톰 후퍼 감독이 연출하고, 주인공 장발장 역의 휴 잭맨(44)을 비롯해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 등 최고의 배우들이 나온다.
제작자 매킨토시와 주연 배우 휴 잭맨이 영화 홍보차 서울에 와서 27일 리츠칼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국 최초 라이선스 공연이 최근 개막하기도 해서, 100명이 훨씬 넘는 취재진이 몰려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 여러 번 왔던 휴 잭맨은 한국어로'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제가 한국 광팬인 거 아시죠? 코리아 짱"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 홍보대사가 됐다.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국 축구팀을 응원하고, 김치를 즐겨 먹고, 딸에게 한복을 입히고, 최근에는 싸이와 함께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뮤지컬 영화를 정말 하고 싶었고 오래 기다렸습니다. 후퍼 감독에게 전화해서 장발장 역을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이 영화보다 멋진 경험을 한 적이 없어요. 배우로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액스맨' 시리즈로 알려진 영화배우이지만, 2004년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으로 2004년 토니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매킨토시는 '레미제라블' 영화는 오래 전부터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25년 전 '에비타'의 앨런 파커 감독 영화로 만들어질 뻔 했다.
"톰 후퍼 감독이 '킹스 스피치'를 완성하기 전에 저를 찾아와서 먼저 제안을 했어요. 후퍼 감독이 라이브 레코딩 등 많은 아이디어를 냈는데, 서로 많이 공감했죠. 25년 전에 안 만든 것은 어찌 보면 운명 같군요. 그때만 해도 요즘처럼 뛰어난 라이브 레코딩 기술이 없었고, 뮤지컬을 경험한 배우도 적었으니까요. 그에 비해 이번 영화의 배우들은 뮤지컬을 보고 자란 세대이죠."
이번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뮤지컬 노래들의 실시간 라이브 녹음이다. 스튜디오에서 따로 녹음해서 영화에 입힌 게 아니고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노래하면서 연기했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된 뮤지컬이기 때문에 영화도 노래하면서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배우들을 선택했죠. 판틴 역 앤 해서웨이의 엄마는 이 뮤지컬의 판틴이었어요. 그때 앤은 어려서 판틴의 딸 코제트를 했구요. 자베르 경감 역의 러셀 크로는 대학 졸업 후 시드니에서 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오디션을 봤고, '로키 호러 픽처 쇼'등 뮤지컬 4편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죠."
뮤지컬 영화의 촬영장 라이브 녹음은 전에 없던 방식이지만, 휴 잭맨은 노래를 하니까 감정이 살아나 연기에 더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래할 때는 감정이 먼저에요. 감정이 뼛속에 스며야 하지요. 노래한다고 의식하고 부르면 사실적일 수 없으니까요. 카레이서가 직감적으로 기어를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음정 박자 따지고 계산해서 부르는 게 아니지요."
장발장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묻자 그는 두 곡을 꼽았다. "이번 영화에는 뮤지컬에는 없는 장발장의 노래가 한 곡 있어요. 장발장이 코제트를 만나 행복을 발견한 뒤 부르는 '갑자기'(Suddenly)라는 노래죠. 최고의 작사가, 작곡가가 저를 위해 새로 써준 음악이라 정말 기쁩니다. 또 하나는 '나는 누구인가'(Who am I)입니다."
한국에 처음 온 매킨토시는 전날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한국팀의 뮤지컬'레미제라블'을 봤다.
"재능 많은 배우들이 정말 멋진 공연을 보여줬어요. 이 작품이 한국에서 처음 공연된 게 16년 전이고, 당시는 한국에 뮤지컬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죠. 한국 뮤지컬이 이렇게 크게 발전했다니, 정말 뿌듯합니다."
오미환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