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없는 학교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야죠”
사회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학교 순찰대를 만들어 예방활동에 나섰다.
경남 통영에서는 3월 통영경찰서가 시와 교육지원청의 협조를 받아 학교별로 ‘스쿨순찰대’를 꾸려 교내 왕따와 폭력, 흡연 등 각종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해결에 나서고 있다. 현재 통영지역 37개 초중고 가운데 절반 가량인 19개 학교(265명)가 자체 순찰대를 운영할 정도다.
순찰대원들은 개인 지원을 받아 학교가 뽑은 뒤 경찰로부터 소정의 교육과정을 받았으며,‘스쿨순찰대’라고 적힌 파란색 조끼를 입고 등하교 시간과 쉬는시간, 점심시간에 짬을 내 순찰활동을 벌인다.
화장실과 운동장, 학교 담벼락, 각 교실 등 교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교내 구석구석을 누비는 것은 물론이고 정문을 지키는 순찰대원은 낯선 차량과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철통경비에 나서고 있다.
충무중은 전교생 742명 가운데 2∼3학년생 25명이 순찰대원으로 활동하며 밝고 신나는 학교 만들기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학교 이충희(2년ㆍ15)군은 “언론을 통해 학교폭력이 문제라는 내용을 자주 접하면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지원하게 됐다”고 고 말했다. 이 군 등 25명의 순찰대원들은 달콤한 휴식시간을 반납해야 하지만 아무런 불평 없이 이 학교 박정환(47) 인성부장의 지휘아래 무전기를 들고 교내에서 일어나는 일거수 일투족을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있다.
교사들과 학생들은 스쿨 순찰대의 활동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레 다니고 싶은 학교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추문구 통영경찰서장은“학교폭력이나 왕따 등의 당사자인 학생들 심리는 학생이 가장 잘 안다는 점에서 순찰대를 발족시키게 됐다”면서“학교폭력에 대한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두 자릿수의 학교폭력이 2%대로 급감한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 서장은 “올해 운영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이 제도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통영=이동열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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