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특급 3년 만에 컴백결혼도 하고 경험도 쌓여예전보다 많이 둥글둥글해 져우린 한 방 있는 선수 많아몬타뇨 같은 몰빵배구는 안해요정상 가는길 최대 적은 기업은행
'유아독존' 이미지가 강해 범접하기 어려웠던 베띠(25ㆍGS칼텍스)에게 그 동안 가장 궁금했던 질문 한 가지를 던졌다.
"시크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어떤가?"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데 아무래도 경기에만 집중해서 그런 표정들이 나오고 편견도 생긴 것 같다."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도미니카공화국 특급' 베띠의 매서운 눈빛과 승부욕은 여전히 강렬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경기 용인시 강남대 안에 있는 GS칼텍스 훈련장에서 베띠와 함께 만난 한송이(28)는 "파워와 승부 근성은 여전한데 결혼도 하고 경험이 쌓여서인지 둥글둥글해졌다"고 평가했다. 노련미를 더해 위력이 배가된 베띠와 국내 레프트 1인자 한송이. 프로배구 최강의 '원투 펀치'로 꼽히는 둘은 손을 맞잡고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베띠, "몬타뇨 누구?" 비교 거부
베띠가 한국을 떠난 사이 마델레이 몬타뇨(라비타 바쿠)가 V리그 여자부를 호령했다. 이로 인해 자연히 '포스트 몬타뇨'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2008~09 시즌 V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베띠(당시 데라크루즈)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비교 자체를 거부했다.
"몬타뇨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한 번도 경기를 해보거나 본 적이 없다. 상대를 모르는데 어떻게 비교를 할 수 있겠나."
내심 불쾌한 표정까지 드러냈다. 당연했다. 베띠는 몬타뇨가 나타나기 전까지 한국에서 뛴 최고의 용병이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명성에서도 베띠가 몬타뇨보다 앞선다. 공교롭게 둘은 국제배구연맹(FIVB)이 인정한 한 경기 최다 득점(54점) 기록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베띠는 몬타뇨에 비해 팬암대회와 파이널 포컵 우승 등 국제대회 이력이 화려하다.
한송이도 베띠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높이에서는 몬타뇨가 낫다고 할 수 있지만 파워와 노련미는 베띠가 앞선다." 당시 흥국생명 소속이었던 한송이는 "베띠는 파워뿐 아니라 기술이 무시무시했다. 베띠의 합류로 인해 GS칼텍스가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송이의 평가처럼 베띠는 26일 현재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돼있다. 64.29%로 시간차 공격 1위를 달리고 있는 베띠는 서브(2위), 득점(2위), 오픈(4위)뿐 아니라 블로킹(3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GS칼텍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송이, GS칼텍스 '몰빵 배구' 거부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몰빵 배구'는 거부했다. 한송이는 "베띠가 합류했다고 해서 우리가 단순히 우승 후보로 떠오른 게 아니다"며 "우리 팀은 베띠 외에도 한 방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많다. 저뿐만 아니라 정대영, 배유나도 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베띠에게 올라가면 점수 날 확률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런 배구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KGC 인삼공사는 몬타뇨에 대한 의존도가 50%를 상회했지만 GS칼텍스의 경우 베띠의 점유율이 40%대에 머물고 있다.
GS칼텍스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베띠의 몸 상태가 70% 정도다. 베띠 뿐 아니라 팀도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프트 한송이는 "올림픽에 다녀온 뒤 체력 보강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60%의 몸 상태 밖에 되지 않는다. 타점, 파워, 점프 등 모든 게 되지 않는데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와 최종 우승을 다투게 될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송이는 "IBK기업은행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경험 면에서 우리가 가장 앞선다"라고 자신했다. 베띠는 "우리가 우승후보에 올라가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100% 달라진 환경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최상의 결과를 얻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26일 현재 GS칼텍스는 4승1패로 2위, IBK기업은행은 5승1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용인=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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