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4명이 전철역 지하상가에서 최루가스를 마구 뿌려대 놀란 시민들이 대피하는 어처구니 없는 소동이 벌어졌다. 집을 나와 갈 곳도, 할 일도, 돈도 없는 이들은 단순히 시민들이 가스냄새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려고 재미 삼아 최루가스를 살포했다고 경찰조사에서 밝혔다.
26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18ㆍ고교 중퇴)군 등 4명은 지난 25일 밤 8시50분쯤 인천시 남구 주안역 지하상가에서 휴대용 최루가스 분사기를 이용해 최루가스를 이곳 저곳에 뿌려댔다. 상가 상인들은 매캐한 최루가스 냄새로 눈이 따갑고 목이 아파오자 긴급 대피하는 등 상가는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주변 탐문 등을 통해 이날 A군 등 3명을 붙잡았다. 가출한 A군 등은 평소 주안역 주변을 배회하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자 지하상가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고, 지난 24일 새벽과 21일 밤에도 지하상가 인근 M빌딩 화장실과 D빌딩 엘리베이터내에 최루가스를 잇따라 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주안역 지하상가에 있는 선물뽑기 기계를 통해 휴대용 최루가스 분사기 4대를 확보해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최루가스를 맡아 보니 맵고 재채기가 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 장난 삼아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업무 방해와 폭행, 건조물 침입 등을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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