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고 인기 시들… 대입 내신 절대평가 되면 다시 뜰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외고 인기 시들… 대입 내신 절대평가 되면 다시 뜰까

입력
2012.11.26 11:34
0 0

2010년까지만해도 외국어고에 20명 이상씩 보냈던 서울의 A중학교. 올해는 외고에 가겠다는 학생이 4명뿐이다. 반면 자율형사립고 지원자는 그 10배(40명)나 된다. 지난 2월 졸업생 중에서도 36명이 자사고에 진학한 반면 외고 진학생은 5명에 불과했다. A중의 이모 교사는 "요즘 수능만 잘 봐서는 좋은 대학가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내신이 불리한 외고보다는 자사고를 선호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약 10년 전만 해도 입학경쟁률(일반전형)이 7대 1에 이르렀던 외고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교육업체 이투스청솔, 하늘교육의 도움말로 2013학년도 외고 원서 접수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외고 경쟁률을 전망해봤다.

외고 경쟁률 2대 1도 안 돼

지난 21일 마감한 2013학년도 서울 지역 6개 외고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1.53 대 1로 3년 연속 2대 1에 못 미쳤다. 선발 방식 변화에 따른 수험생의 안정 지원 경향에다 자율형사립고, 국제고로의 분산효과 탓이다.

올해 서울 6개 외고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한영외고와 이화외고가 가장 높은 1.71대 1을 기록했다. 대일외고(1.70 대 1), 명덕외고(1.54 대 1), 서울외고(1.32 대 1), 대원외고(1.23 대 1) 순이었다. 학과별로 영어과가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스페인어과와 러시아어과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전문가들은 외고 중에서도 선호도가 가장 높은 대원외고, 최고인기학과인 영어과의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것은 안정 지원 경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대표이사는 "비교 내신의 혜택을 받는 대원국제중, 영훈국제중 학생들이 외고에 몰릴 것을 우려해 일반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줄었고, 4개 학기 모두 영어 1등급을 받지 않으면 지원 자체를 꺼리는 등 안정 지원 경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서울권 외고는 1단계에서 영어내신 성적만으로 1.5배수를 뽑기 때문에 상위 11%(2등급)를 벗어날 경우 사실상 통과가 불가능하다"며 "3등급대(23%) 학생들은 상당수 자사고로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국제고로 분산

외고 열풍이 꺾이기 시작한 것은 2008학년도 대입에서 수능등급제를 실시하고, 내신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부터였다. 여기에 최근 들어 2대 1 밑으로 경쟁률이 더욱 추락한 것은 이번 정부 들어 25개로 늘어난 자사고와 국제고(서울국제고)로 학생들이 분산된 탓이다. 외고 경쟁률은 2003년엔 6.99 대 1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3~4 대 1로 떨어졌고, 2011학년도부터 1.5 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서울국제고의 올해 일반전형 경쟁률은 2.03 대 1이다.

임성호 이사는 "서울시의 중학교 3학년 학생 수와 외고, 국제고, 과고, 지역단위 선발 자사고 선발인원을 비교해보면 10명 중 1명이 이런 '비싼 학교'에 가는 셈"이라며 "상위권 학생의 입장에서는 선택해서 갈 수 있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외고의 경쟁률이 떨어진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외고가 정부 정책에 따라 정원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내신 따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신절대평가로 부활 가능성도

하지만 내년 입시부터는 내신 상대평가제가 절대평가제로 바뀔 예정이라 외고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오종운 대표이사는 "현재 중2가 고등학교에 가는 2014학년도부터 내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 외고 학생이 감수해야 했던 내신 불리가 사라져 다시 경쟁률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성호 이사는 외고생의 내신 등급이 유리해져서가 아니라 내신의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에 외고 프리미엄이 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대입에서 정원의 대부분을 뽑는 수시는 수능보다는 내신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특목고 학생들이 지원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애당초 내신 위주 전형보다 특기자전형, 논술전형 등 특목고생에 유리한 전형을 많이 실시해왔다"며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내신의 영향력은 더 떨어져 대입에서 특목고 학생들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외고 정상화 정책에 따라 줄어드는 외고 모집정원도 경쟁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3학년도에 서울 6개 외고는 지난해보다 128명 적은 1,856명을 뽑는다. 일반전형에서는 지난해보다 12% 줄어든 1,483명을,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은 24% 늘어난 373명을 뽑는다. 정부 정책에 따라 학급별 정원을 29명 이내로 줄였기 때문이다. 2015학년도 입시까지 10학급 25명으로 조정될 계획이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