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일반전형뿐만 아니라 사회적배려대상자(사배자) 전형도 31개 학교(63%)나 미달로 나타났다. 전국 49개 자사고는 '귀족학교'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신입생 20%를 사배자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25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사배자 전형이 미달된 자사고 수는 2011학년도 21개교(전체 자사고 수 51개교), 2012학년도 29개교(50개교), 2013학년도 31개교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3학년도 전체 경쟁률도 0.99%로 사배자 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었다.
2013학년도 원서접수에서 일반전형도 15개교(31%)가 미달일 정도로 외면 받고 있지만 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배자 전형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자사고는 한해 등록금이 평균 400만원을 넘어 일반고의 3배이고, 방과후학교 수강료, 기숙사비, 급식비, 체험학습비 등을 합친 수익자부담경비도 학교에 따라 학생 1인당 최대 670만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학교에 들어가는 공교육비만 한해 1,000만원이 넘기도 한다.
원래 자사고는 학교운영의 자율권을 갖는 대신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지만, 사배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입학금, 수업료 등을 지원해 준다. 그러나 자사고가 입시위주 교육을 강화하면서 치열한 내신경쟁에 사교육비가 더 많이 들고 저소득층 자녀가 위화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 이처럼 외면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와 교육청은 사배자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 자사고에도 사배자 충원 미달에 따른 학교 재정 결손금 일부를 지원, 자사고는 저소득층 학생을 실제 가르치지 않아도 지원금을 챙기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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