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판사들도 권력독점 무르시에 반대 시위
이집트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권력강화 포고령에 대한 찬반 시위로 양분되고 있다.
이집트 전국 판사 대표조직인 이집트 판사클럽은 24일 카이로에서 비상회의를 열고 “무르시 대통령의 포고령은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예기치 못한 공격”이라며 전국 법원과 검찰 소속 지원들에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집트 인권단체들도 행정법원에 포고령 철회소송을 냈다.
무르시 대통령이 22일 발표한 포고령에는 법원 등 어떤 권력기관도 대통령의 명령이나 규칙을 폐지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법원의 권한도 박탈해 사실상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고 사법부를 무력화했다.
포고령 발표 직후 전국에서는 포고령 찬반 시위가 이어졌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알렉산드리아 등에서는 대통령 권력강화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260여명이 다쳤다. 이에 맞서 타흐리르 광장 인근에서도 무슬림형제단 주도의 무르시 지지 시위가 열렸다. 양측은 27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해 유혈 충돌도 우려된다. 집권 자유정의당 대변인은 “포고령은 혼돈에 빠진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고령 논란은 새 헌법 제정을 앞두고 무르시 대통령이 구체제 인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NN등은 현 사법부 대부분이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임명된 인사들로 무슬림형제단 출신이 장악한 의회의 제헌 작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포고령에 따라 구 정권 인사인 압둘 마지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을 해임했다.
한편 정정 불안에 대한 우려로 25일 카이로 증시는 9.59% 폭락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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