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 측은 23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격적인 사퇴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와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안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인 오후 8시4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안 후보와 안 후보 지지자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TV를 통해 안 후보의 긴급 기자회견을 시청한 문 후보는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 측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 모두가 안 후보께 큰 빚을 졌다. 미안하고 감사하다”면서 “안 후보와 그를 지지한 모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룩하고 새정치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들도 안 후보의 사퇴에 대해 가급적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한 관계자는 “오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 문항을 둘러싸고 격한 대치를 계속해왔던 터라 안 후보의 사퇴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지금으로선 안 후보의 바람대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을 하나로 모으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안 후보가 큰 결심을 해서 저희가 충격과 감동을 함께 느낀다”고 짧게 논평했다.
국회에서 단일화 촉구 연좌농성을 하던 문병호 의원은 “일단 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단일화 과정에 적잖은 아쉬움도 있다”면서 “안 후보 지지층까지 모두 함께 하는 대선승리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좌농성을 벌이던 민주당 의원들은 안 후보의 사퇴 소식을 듣고 해산했다.
민주당은 금명간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찾아가는 형식의 회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대변인은 “문 후보가 빠른 시간 내 안 후보에 대해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고 문 후보의 입장을 밝히는 시간도 따로 갖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 측은 선대위원장과 선대본부장들만 참여한 약식 회의를 통해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안 후보 측과 함께 선대위를 공동 운영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와 안 후보 지지층의 적극적인 협력이 대선 승리를 위해 필수적이란 판단에서다. 현재의 선대위 체제를 개편해 안 후보와 안 후보 캠프 핵심 인사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야권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안 후보의 백의종군, 살신성인의 자세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면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진보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통해 반드시 정권교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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