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가정집에 침입해 30대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저항하자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서진환(42)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특히 경기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납치ㆍ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우웬춘(42)씨를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판결이 나온 터라 흉악범에 대한 양형 기준과 사형제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부장 김재호)는 22일 강간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된 서진환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신상정보 공개 10년과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서진환은 오랜 시간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았음에도 출소 후 1년에서 3년 사이 또 다시 같은 범행을 저질러 온데다 살인까지 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죄를 뉘우치기보다는 범죄의 책임을 자신의 불우한 환경이나 전자발찌 부착 등 형사사법제도 탓으로 돌리면서 범행을 합리화하고 유족의 피해회복을 위한 그 어떠한 노력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흉악범죄에 대한 양형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이례적으로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형은 문명국가나 이상적인 사법국가에서는 극히 이례적이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선고해야 한다"며 "피고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영원히 격리시켜 재범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이유가 있더라도 유사사건과 양형 균형 등을 고려해 누구라도 사형을 정당하다고 인정할 객관적 사정이나 국가 유지존립에 위협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을 지켜본 남편 박모씨(39)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낙담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섰다. 담당 검사는 박씨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박씨는 재판이 끝난 후 "얼마나 잔인하게 사람을 죽여야 사형이 선고되는지 기준이 모호하다. 정말 약한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억울한 심정"이라며 재판부의 결정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8년간 형을 살았는데도 또 다시 강간과 살인을 저지를 서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온라인 상에는 서씨의 무기징역 선고에 대해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트위터 아이디 'byeon*****'는 "징벌이 이렇게 미약하니까 흉악범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좀더 강력한 형 집행이 가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아이디 'cha*****'는 "우웬춘에 이어 서진환까지? 아이엄마가 잔인하게 죽었는데"라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아이디 'rmwl*****'는 "무기징역이면 법관 입장에서는 강력 처벌인데다 살인의 대가를 사형으로 치르는 방법도 있지만 평생 봉사하며 살게 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