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도발 전에는 '적은 도발할 것'이라는 그저 단순한 의심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격전을 경험하고 난 뒤 '적은 무조건 도발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해병대 김정수 대위는 지난 19일 연평부대를 방문한 국방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대응 사격에 나섰던 연평부대 포9대대 7중대장이었던 김 대위는 포격 2주년을 맞아 전우들을 만나기 위해 연평도를 다시 찾았다. 당시 포7중대에서 근무했던 병사는 모두 제대했고, 간부 16명 중에선 5명만 연평도에 남았다.
현재 해병대사령부 지휘통제실 상황장교로 자리를 옮긴 김 대위는 연평도 포격전을 '승전(勝戰)'으로 규정했다. "방어 작전을 펴는 부대에서는 기습 사격에 따른 피해가 어느 정도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우리 중대원들은 숨거나 피하지 않았습니다. 적과 싸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 충분히 대응 사격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적의 추가 도발을 막아내고 피해까지 입혔죠." 그는 "우리 중대원들은 누구보다 용감했고, 우리 중대 모두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2년 전 피격 때 연평부대는 북한의 포 공격 180여발에 대응해 K-9 자주포 80발로 반격했다.
이날 모인 연평부대 장병들도 "당시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연평부대 관측중대에서 근무하는 심채운 중사는 "북의 3차 포격 이후 포7중대에 복귀했을 때 모든 부대원의 얼굴에 시커먼 검댕이가 묻어 있었다"며 "적 포탄이 떨어지는데도 1명도 대피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대응했다는 것을 알고 승리했다는 자부심을 가졌다"고 했다. 포격 당시 포7중대 측지반장이었던 심 중사는 해안에서 훈련 사격 탄착 지점을 확인하고 있었다.
연평도 포격전을 승전으로 간주하는 군 움직임은 논란거리다. 해병대는 이미 승전으로 규정했고 국방부도 최근 발간한 장병 정신교육 자료집 제목을 '우리는 용감했다. 우리는 승리했다'고 정했지만 공식 재조명이나 당시 부대원들에 대한 추가 포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대위는 "포격 당시 주민들이 한밤 중에 인천으로 피난 가면서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란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믿어준다는 게 고마워 눈물이 날 뻔했다"며 "지금도 목숨 걸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이 있다는 것만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평도=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국방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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