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대기 중 온실가스가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가 20일 발표했다. 이날 WMO가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온실가스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의 농도는 모두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다. WMO는 '복사강제력(화학물질이 대기 온도를 높이는 정도)'의 85%를 이산화탄소가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91ppm(ppm은 100만분의 1)으로 전년보다 2ppm 상승했다. 산업혁명 전인 1750년에 비해 40% 가량 높은 수치다. 260년간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3,750억톤에 달하는데, 이 중 절반은 아직 대기 중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산화탄소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990년대 이산화탄소 농도는 연평균 1.5ppm씩 늘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약 2ppm씩 증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메탄의 농도는 지난해 1,813ppb(ppb는 10억분의 1)를 기록했다. 산업혁명 이후 메탄의 농도는 2.6배 증가했다. 또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300배 높은 아산화질소의 지난해 농도는 전년보다 1ppb 증가한 323.2ppb였다.
미셸 자로 WMO 사무총장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는 앞으로 수백 년간 사라지지 않고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바다 등 탄소 하치장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절반 가량을 흡수했지만 바다의 산성화로 이런 작용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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