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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역사·추억 담긴 터전 잃을 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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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역사·추억 담긴 터전 잃을 순 없죠"

입력
2012.11.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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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서점이 사라질 수도 있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 신촌의 명물서점 홍익문고가 구청 재개발계획에 의해 사라지는 것을 반대하는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발의자인 양리리(37) 서대문 도서관 친구들 대표와 홍익문고의 박세진(44)대표를 만났다.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은 18일 양씨가 SNS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홍익문고의 사정을 공유한 뒤 참교육학부모회 서부지회, 함께가는 서대문 장애인 부모회,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 한사랑 재능나눔봉사단, 미동초 도서명예교사회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이틀 만에 40여 개 단체, 2,000여명의 사람들이 함께했다.

양씨는 이런 폭발적인 반응에 대해 "저한테 온 수 많은 SNS 메시지에는 '핸드폰도 없던 시절에 항상 동아리 모임, 여자친구와의 약속장소로 삼았던 곳인데 없어지다니 말도 안 된다', '마을 공동체라는 개념도 생소한 그 시절에 음악회와 영화 상영회를 후원하던 홍익문고를 이제 지역주민들이 지켜야 할 때'처럼 홍익문고에 애틋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추억과 역사, 개성 등 모든 요소를 갖춘 지역의 명물 홍익문고를 지키지 못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중소 서점이 처한 현실도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은 서점에서 몰랐던 책들을 구경하면서 새 지식을 접하는데 서점이 사라지면 출판사가 내 놓는 새 지식을 선 보일 곳이 사라지는 겁니다. 결국 어떤 책을 살지 결정한 다음에야 찾아 가는 온라인 서점 역시 사람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책을 접할 기회가 사라지면 발길이 뜸해 질 수 밖에 없어요."

옆에 있던 박 대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재개발 소식이 전해지면 출판사에서 '책 돌려 달라', '빨리 대금 결제해라' 같은 연락이 올 까봐 너무 불안했는데 대부분이 저희 응원을 해 줬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홍익문고를 아끼는 데 구청에서도 다시 생각해 줄거라 믿습니다."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은 23일 오전 홍익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대문구청에 재개발 계획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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