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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통해 서로 내면을 바라본다면 세계는 지금보다 나아지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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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통해 서로 내면을 바라본다면 세계는 지금보다 나아지리라 믿어요"

입력
2012.11.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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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후미노리가 박성원에게

박성원님

당신의 소설집 의 일본 출간을 기념해 며칠 전 도쿄 이케부쿠로에 있는 준쿠도 서점에서 함께 토크 이벤트를 가졌었지요. 내 독자들도 당신을 따뜻하게 맞이했고, 행사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던 그곳에서는 요즘 미디어에 오르는 양국의 관계와는 사뭇 다른 아름다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행사 내내 나는 3년 전 당신이 재직중인 대학에 게스트로 초대되어 갔던 일을 떠올렸습니다. 순수하게 일본문학에 관심을 갖는 한국 학생들의 활달한 질의 응답이 있었지요. 그때도 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시간들의 근저에는 모두 문학이 있습니다.

2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 경기가 열렸을 때 일본 미디어들도 연일 남아공에 관한 특집을 내보냈지만, 내가 그곳에 대해 이해를 깊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남아공 출신 작가 쿠체의 작품을 읽었을 때였습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대답은 간단합니다. 영상 미디어는 그곳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며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 하는 외면을 비추어 주는 데 반해 문학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 그리기 때문입니다.

내면을 그린다는 점에서는 모든 예술분야 중 문학이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소설을 써 갈 것입니다.

박성원씨의 소설을 읽으면 한국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고 내 소설을 읽으면 일본 사람들의 내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내 소설의 주인공들은 굴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조금 염려스럽습니다만…).

삶에 관한 통찰, 외로움과 슬픔을 끌어 안고 있으나 그래도 희망을 안고 살아가려는 사람들. 문학에는 바로 우리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때문에 한 개인을 ‘어느 나라 사람’이니까 하고 단락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너무 치졸하다 여겨집니다. 서로가 상대 국가를 내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계가 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져 갈 지난 번 같은 아름다운 시간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당신이 일본에서 맛있게 맥주를 마셨듯이 나도 다음에는 한국에서 맛있게 맥주를 마시려고 합니다. 당신은 진정한 내 친구입니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건강하길 기원합니다.

번역 김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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