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2일부로 가맹점 수수료가 업종별 체계에서 가맹점별 체계로 변경됩니다. 현행 표준약관 제9조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 예정사실을 통보 받은 가맹점은 통보 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다음달 22일부터 새롭게 적용할 가맹점 수수료율과 관련해 이런 내용의 공문을 가맹점들에게 일제히 발송했다. 하지만 수수료가 인상되는 대형가맹점들은 변경된 수수료율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통보가 마무리되는 이달 22일 이후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사이에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수수료율 변경 안내문을 통보 받을 가맹점은 9월 1.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 242만곳(전체의 74%)을 제외한 모든 가맹점이다. 이 가운데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율은 기존 0.7~1.7% 수준에서 2%대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약 해지까지 각오하고 인상안을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누구도 선뜻 협상을 시작하지 않고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 수익성이 악화된 부분을 고스란히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에 떠넘기기 보다는 카드사들도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며 "0.01%포인트만 올려도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에 변경된 수수료율을 쉽게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슈퍼 갑'인 대형가맹점들이라고 해서 무작정 버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카드사들이 고지한 수수료율은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큰 틀의 가맹점수수료율 산정방식을 반영해 도출한 것으로, 특약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 변경을 따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면 따라야 한다. 또 합의를 보지 못해 계약을 중단 또는 해지할 경우 카드 사용자(가맹점 고객)들의 반발이 예상돼 무조건 버틸 수도 없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수수료율 올리는 것을 보이콧할 경우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다"며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내용을 봐가며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계 대형 할인점과 특약을 통해 0.7%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주고 있는 삼성카드는 늦어도 21일까지 코스트코에 수수료율 인상안을 전달하기로 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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