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의 펀드판매 태도 점수가 작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작년과 달리 불시에 평가를 실시했기 때문"이란 설명인데, 상품을 파는 회사도 이를 감독하는 당국도 '평소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고백한 셈이다. 창구직원들은 상품의 장점만 집중 부각하고, 왜 이 상품이 고객에게 필요한지, 어떻게 환매하는지 등에는 설명을 소홀히 하고 있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30개사 6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 9, 10월 실시해 발표한 '펀드 미스터리 쇼핑 결과'에 따르면 금융사의 펀드판매 평균점수(76.6점)는 작년보다 7.7점(9.1%)이나 하락했다. 미스터리 쇼핑은 외부 기관 조사원이 고객을 가장해 금융사를 방문, 상품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20개 평가항목 가운데 '상품판매시 투자설명서를 교부했는지'(82.3점) 여부만 유일하게 작년보다 점수가 올랐고 나머지는 모두 뒷걸음쳤다. 특히 '상품의 환매방법을 알려줬는지'(54.2점), '투자위험을 제대로 설명했는지'(67.1점) 등 투자 위험 안내와 관련된 항목은 가장 미흡했다. 금감원은 "펀드 판매가 다 끝난 뒤 형식적인 투자자성향 진단, 부적합 동의서 작성, 주식과 달리 펀드는 안전하다는 식의 왜곡된 설명 등이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반영희 금융서비스개선국장은 "미스터리 쇼핑을 사전 예고 없이 실시해 점수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사실상 평소 판매태도는 그 동안의 조사 결과보다 더 낮았음을 시사했다.
회사별로는 한화생명ㆍ투자증권 등 한화 계열사들이 대거 최하위권의 오명을 안았고, 국민은행과 동양증권도 평균 이하 평가를 받았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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