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열차에서 부러진 화살까지'
'국민배우' 안성기(60)의 55년 영화인생이 담긴 박물관이 강릉에 건립된다.
경포호수 인근 저동 참소리 박물관 옆 2,212㎡(669평) 부지에 들어서는 이 박물관은 축음기 등 소리 수집가로 잘 알려진 손성목(69)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장과 안씨의 오랜 인연에서 비롯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45년 전 손 관장의 여동생이 안씨의 사촌 형과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특히 국민배우를 기념할 박물관을 만들자는 손 관장의 제안을 최근 안씨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의기투합했다. 손 관장은 "국내에 성공한 영화제는 있어도 명배우의 발자취를 기리는 박물관이 없어 이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엔 안씨의 소장품과 40년간 손 관장이 전세계를 돌며 모아둔 영사기와 영화 관련 도서, 극장 포스터, 필름 등 1만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안씨가 아역으로 데뷔한 1957년 작품 '황혼열차'에서 '바람불어 좋은 날' '남부군'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부러진 화살'의 포스터와 소품, 의상, 대종상 트로피 등 1,500여 점이 선보인다.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던 국민배우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소장품들이다. 안성기씨는 "강릉이 영화를 비롯한 예술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관장과 안씨는 앞으로 전세계 희귀한 영화장비를 모아 최고의 영화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공익재단을 만들어 이 박물관을 사회에 기부할 생각도 갖고 있다.
강릉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과 강원도는 19일 도청 본관회의실에서 최문순 지사와 손 관장, 안성기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박물관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참소리박물관 측은 24일 공사에 들어가 내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도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이 박물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요청 시 자금 및 금리지원을 해 줄 방침이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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