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까지 명맥을 이어오다 사라진 울산 태화강 바지락을 이르면 내년부터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울산 남구는 국가하천인 태화강 하류 일대에 설치된 불법 어업시설물 정비를 최근 완료해 내년부터 이 지역 명물인 바지락 채취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태화강 하류의 바지락 채취가 공식 금지된 것은 1987년. 울산의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로 태화강 수질이 나빠지면서 시가 바지락 채취를 막은 것이다.
하지만 패류 채취 어민들은 태화강에 그대로 남아 판자촌을 세우고 암암리에 조업을 계속해 왔으며, 이들이 관리해 온 43개 동의 불법시설물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남구가 이들 불법 시설에 대해 정비에 나선 것은 태화강 수질이 맑아져 바지락의 합법적인 채취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 현재 태화강 하류에서 기른 바지락 종패는 남해안 수요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울산시가 태화강 하류 바지락의 수산자원화를 위해 2009년 4월 동해수산연구소에 의뢰해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납, 카드뮴, 수은 등 모든 조사항목에서 우리나라 식품공정이 정하는 기준치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남구는 올해 7억원을 들여 불법 시설물과 윈드서핑 이용시설 4개 동을 정비하는 등 총 3,000여톤의 폐기물을 모두 처리했다. 대신 이곳에 길이 120m, 폭 7.5∼14m 규모로 ‘조개부두’라 불리는 물양장을 새로 설치했다. 물양장 옆에는 165㎡(지상 1층) 규모의 수협위판장이 들어서고 창고, 휴게실, 화장실 등도 갖출 계획이다.
울산해양청도 2020년까지 인근 석탄부두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주변 여건도 바지락 채취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남구는 불법 어업시설물 철거에 따라 조업이 불가능해진 어민들에게 수협을 통해 정식 조업권을 부여키로 했으며, 조업어민 선별절차와 수협위판장 운영 준비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에는 태화강 바지락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구는 내년부터 태화강 바지락 채취가 시작되면 시식회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옛 명성을 되찾고 지역 특산브랜드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과거 태화강 하구에는 조개섬으로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조개가 아주 많았고 유명했다”며 “태화강의 건강성이 회복됨에 따라 명물 바지락을 지역 특산물로 활용하는 방안을 꼭 찾겠다”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