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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을 예보하라” 韓·러·加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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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을 예보하라” 韓·러·加 한자리

입력
2012.11.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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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요 경기장과 동해의 직선 거리가 불과 10여㎞밖에 되지 않아 언제든 폭설이 내릴 수 있고, 경기 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세계 기상학자들에게 평창 올림픽은 그 어떤 대회보다도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조지 아이작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기상지원단장)

16일 평창 알펜시아 켄벤션홀. 2010년 캐나다 벤쿠버, 2014년 러시아 소치 그리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상지원 담당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워크숍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립기상연구소 정관영 예보연구과장은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눈이 안 올 때보다 폭설, 특히 습기가 많은 눈이 내릴 경우"라며 아이작 단장의 말에 공감했다. 그는 "차라리 눈이 없으면 인공설로 대체할 수 있지만 동해로부터 습한 눈이 내려 빙판이 생기거나 눈 표면이 거칠어지면 경기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했거나 개최 예정인 이들 3개국의 기상전문가들이 이날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세계기상기구(WMO)가 동계올림픽 기상지원을 위해 함께 팀을 구성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까지 시간은 5년 넘게 남았지만 전문가들은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 과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라 개막 3년 전(2015년)부터는 경기장에 대한 공식 예보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게다가 동계올림픽은 각국이 기상기술의 실력을 뽐내는 '기상 올림픽'이자 최첨단 기상장비 산업의 수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기상예보는 보통 기상예보와 달리 변덕이 심한 산악 날씨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앞선 개최국의 경험 공유가 꼭 필요하다. 평창이 여러 차례 실패 끝에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까지 벤쿠버와 소치는 막판까지 치열한 유치전을 벌인 경쟁자였지만 이제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해야 하는 입장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산악 지형의 기상 상황은 시시각각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상지원단의 판단은 전체 대회의 성패까지 좌우 할 만큼 중요하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이미 대회를 치른 캐나다 전문가들의 발언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캐나다의 경우 30여명의 기상 전문가를 동계올림픽 개막 5년 전부터 겨울마다 현장에 배치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예보 훈련을 진행했다. 아이작 단장은 "스키점프 같은 종목에서는 앞을 볼 수 있는 거리와 바람에 따라 경기 기록과 선수의 안전이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막을 2년 가량 앞둔 러시아의 고민도 크다. 드미트리 킥테프 소치 동계올림픽 기상지원단장은 "소치는 흑해와 가까워 구름이 낮게 깔리고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 가시거리가 짧아지면 정상적인 경기 운영에 큰 위협이 된다"며 "소치 기상지원단에 참가할 한국 기상 전문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 러시아에서 열릴 프레올림픽(올림픽 1년 전 경기 시설과 운영을 테스트 하기 위해 진행하는 대회)에 2명의 예보관을 파견할 예정이다. 국립기상연구소 정관영 과장은 "우리나라는 소치올림픽 이후 세계기상기구를 비롯해 캐나다 핀란드 미국 오스트리아 중국 러시아의 기상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상지원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창=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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