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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만나는 대한제국 황실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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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만나는 대한제국 황실의 비극

입력
2012.11.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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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평균 남성보다 키가 작았고 그의 웃음은 특히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퍼시벌 로웰(1855~1916)은 구한말 쓴 기행문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1886)에서 1884년에 만난 고종황제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미국 시찰단 자문역으로 방문해 조선의 왕을 최초로 카메라에 담았다. 전통 초상화에서 초상사진으로 이행되는 시기의 첫 황제인 고종은 카메라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사진을 외교·정치 수단으로 활용해 조선의 국왕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실제로 고종은 1905년, 아시아 순방단으로 미국에서 파견된 앨리스 루스벨트(1884~1980ㆍ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면서 자신의 사진 여러 장을 하사했다. 일본의 위협을 비롯한 불안한 정치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의 도움을 기대한 것이었다. 그중에는 황룡포에 서양식 훈장을 달고 옥좌에 앉아 촬영한 고종 황제 자신의 사진도 있다. 이 사진은 최근 앨리스 루스벨트의 집에서 발견돼 107년 만에 국내에 공개됐다.

내년 1월 13일까지 서울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는'대한제국 황실의 초상:1880-1989'전에는 국내외 여러 기관에 소장된 대한제국 황실의 원본사진과 사료 등 20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대한제국의 탄생부터 한일강제병합, 일제 강점기를 관통하는 격동적이고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험난했던 왕족의 행로를 엿볼 수 있다. (02)2188-6072.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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