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개통 뒤 적자에 허덕이는 의정부경전철이 최근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달 한 달만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요금할인 때문이다. 일반요금 기준 1,300원을 350원으로 73.1% 내리자 승객은 하루 평균 1만1,000여 명에서 2만8,000여명으로 늘었다. 수능 예비소집이 이뤄진 지난 7일에는 3만4,000명을 돌파하며 최고기록도 세웠다.
요금할인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통합환승할인제를 가상한 실험이지만 재검증한 이용수요와는 여전히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재검증한 수요는 환승할인제 적용 시 하루 6만5,713명이었다.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첫 용역도 엉터리였지만 경전철로 인한 재정악화 위기감에서 진행된 재검증 역시 정확한 예측과는 거리가 멀었다.
18일 경기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0년 말 1억9,000여 만원을 들여 경기연에 '의정부경전철 활성화방안 수립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경기연은 수요예측 부분은 아주대 산학협력단의 도움을 받아 10개월 뒤인 2011년 10월 용역을 마무리했다.
연구결과 올해 협약상 수요는 하루 7만9,049명이지만 환승할인제를 적용하면 6만5,713명, 단독요금제일 경우 5만7,154명일 것으로 예측됐다. 시는 요금할인이 탄력을 받아 이달 하루 평균 승객 3만명을 기대하지만 이 경우에도 재검증한 수요의 절반 정도다.
재검증 용역은 경전철 개통 뒤 실제 수요와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등을 예측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 시는 이를 근거로 향후 재정운영 방향을 가늠했고, 개통 전 보고회 때도 이 결과를 시민에게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 현실과는 괴리를 보인 것이다.
경기연 측은 국내에 경전철 연구사례가 없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해명한다. 경기연 관계자는 "철도를 모델로 연구했는데 경전철은 철도와 전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연구모델이 확립되지 않아 아직도 정확한 검증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둔 용인경전철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교통연구원 용역을 토대로 하루 승객 14만6,000여명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한 용인시도 2억2,000만원을 들여 2010년 경기연에 재검증 용역을 맡겼다. 2011년 추가사항을 반영해 나온 최종 결과는 환승할인제 적용 시 3만2,000여명, 단독요금제일 경우 2만9,000여명이지만 빗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 관계자는 "환승할인과 단독요금 때 차이를 약 10%로 잡았는데 의정부에서 이미 예측이 틀려 같은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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