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신촌의 홍익문고가 독서 장려 차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서의 해’로 지정한 올해 재개발 지역으로 확정돼 자칫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18일 서울시와 홍익문고에 따르면 서대문구청은 홍익문고 건물이 있는 창천동 18-36번지를 포함 이 일대 4,597㎡ 부지에 상업ㆍ관광숙박 시설을 건립하는 ‘신촌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계획안’을 검토 중이다. 계획안은 23일까지 주민들이 공람한 뒤 구의회 의견청취와 관계부서 협의 등을 거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사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홍익문고를 운영하는 박세진(44) 대표는 18일“새 건물 입주에 필요한 약 30억원의 건물 신축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설사 비용을 조달해도 서점 수익으로는 대출이자 상환조차 어려워 재개발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구청은 홍익문고를 재개발 대상구역으로 지정, 공람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신촌지역 대학생과 주민들을 상대로 ‘홍익문고 재개발 구역 지정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3,000여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그는 조만간 서울시장과 서대문구청장, 국민신문고, 연세대 민주동문회 등에 ‘신촌 홍익문고 재개발 강제수용 반대 및 존치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홍익문고는 1960년 박 대표의 선친이 신촌의 한 골목에 차린 작은 서점이 모태가 돼 71년 규모를 키워 현 위치에 터를 잡았다. 박 대표는 2009년 선친이 작고하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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