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헬기 조종복을 입은 아버지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어요. 아버지와 함께 조국영공을 지킬 수 있어 너무 기뻐요."
지난 16일 충남 논산시 육군항공학교. 12-2기 항공장교 양성반 수료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아름(27ㆍ여군 55기) 중위는 감격에 찬 모습이었다. 이제 막 40주 간의 교육훈련 과정을 마치고 육군 헬기 조종사로서 첫 걸음을 내디딘 자신 앞에 어릴 적부터 동경해 오던 대선배가 서 있어서다. 그는 육군항공학교에서 항공군사학교육대장인 이원춘(50ㆍ3사 18기) 중령으로, 늘 존경해온 이 중위의 아버지. 지금껏 그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온 이 중위로서는 이날 아버지를 보자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육군 역사상 부녀가 현역 헬기 조종사로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기 뒤를 잇는 딸에게 조종사 자격 휘장을 직접 달아주게 된 이 중령은 "조종사의 길이 순탄치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 처음엔 걱정이 많았는데 어려운 조종사 양성 과정을 이겨내고 늠름하게 서 있는 딸을 보니 이제 대견하고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이 중령은 총 2,000여시간의 비행 기록을 보유한 3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 딸인 이 중위는 앞으로 수송헬기 UH-60(블랙호크)을 조종하면서 병력과 물자를 실어 나르는 임무를 맡게 된다.
논산=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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