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양남 주상절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나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탐방객들이 불편을 겪고, 주변 지역에 방치된 쓰레기로 천연기념물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주상절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부채꼴로 기묘하게 누워 있어 일반인들에게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 오다 9월 말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했다.
하지만 주변 환경정비는 천연기념물에 걸맞게 않아 몰려드는 탐방객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부실한 이정표와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해안가에 방치된 쓰레기와 골목길을 가득 메운 노점상 등이 모처럼의 나들이를 망치기 일쑤다.
지난 주말 이곳을 찾은 안모(49ㆍ경주시 건천읍)씨는 “우리 고장에 천연기념물이 새로 지정됐다길래 일부러 찾았는데, 진입로와 주차장이 부실해 곧바로 차를 돌려야만 했다”며 “편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천연기념물 지정 후 주변환경만 훼손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탐방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주차문제다. 김모(37ㆍ울산 야음동)씨는 “부실한 이정표로 주변 지역을 몇 바퀴나 뱅뱅 돌다가 모텔 옆으로 난 좁은 진입로를 겨우 찾았다”며 “주차장이 없어 민가 옆에 댔는데, 주상절리 전망대에 가기도 전에 빼 달라고 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말했다.
또 탐방로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고 오면 곳곳에 물구덩이가 생기고, 입구에는 노점상들이 점령한 채 각종 해산물을 구워 파는 바람에 온종일 매캐한 연기가 뒤덮고 있다.
산만한 주변환경도 문제다. 주상절리 주변 해안가엔 폐어구와 스티로폼 등 수십톤의 각종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폐쇄된 군 경계 초소와 철조망도 탐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와 함께 일부 몰지각한 탐방객들이 주상절리 기둥까지 접근해 사진을 찍곤 해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연말까지 주차장을 조성하고, 각종 안내판도 제작 중에 있다”며 “군사시설도 국방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로 연내에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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