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점 홈페이지를 열면 먼저 시선을 끄는 코너가‘기대 신간’ ‘급상승 베스트’ ‘화제의 책’ “IT'S BEST’ 등이다. 독자들은 이곳에 소개되는 책은 당연히 서점이 객관적 기준으로 선정한 신간으로 알고 있다. 형식이나 내용도 그렇게 꾸며 놓았다.
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모두 출판사로부터 돈을 받는 광고로 드러났다. 4개 대형 온라인서점이 이런 식으로 1주일에 권당 50만원에서 250만원까지 받고 소개한 책이 무려 4,552권에 달한다.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 온갖 변칙 할인과 공급가격 후려치기도 모자라, 교묘한 광고수법으로 독자들의 판단까지 속여온 것이다. 별도의 돈(광고비)를 내야만 좋은 위치나 판매대에 책을 진열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도 크게 다를 게 없다.
서점들의 변칙상술은 건전한 출판생태계를 파괴하고 출판의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 자본을 앞세운 대형출판사의 책만 보도록 강요하고, 양서로 승부하려는 소형출판사들이 설 자리를 없게 만든다.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출판사가 앞장서 사재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피해는 고스란히 독자에게 돌아온다. 다양한 책을 선택할 기회를 잃게 된다.
책이 가진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생각해서라도 문화관광부는 말로만 출판진흥, 선진출판환경을 외치지 말고 서점과 출판사의 야합에 의한 불공정한 유통구조부터 바로 잡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속임수 광고, 베스트셀러 조작이 끊이질 않은 데는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책을 고르기 보다는 인기, 베스트란 말에 쉽게 현혹되는 독자의 책임도 있다. 좋은 독자만이 좋은 책을 만들고, 올바르게 유통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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