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지론인 당의 순결성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 당의 순결성이 당장(黨章) 수정안에 포함되고, 부정부패 인사들을 솎아내는 정풍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리ㆍ기회ㆍ규칙의 공평 등 3개 공평론에 대한 논의도 뜨겁다.
다이옌쥔(戴焰軍) 중앙당교 교수는 "18차 당 대회 보고에 '순결성 건설'이란 문구가 처음으로 삽입됐다"며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12일 전했다. 17차 보고에는 "당의 집권 능력과 선진성 건설을 기본노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돼 있으나 이번에는 "당의 집정 능력과 선진성 건설, 순결성 건설을 기본 노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돼 있다. 당의 순결성은 시 부주석이 3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낙마 직후 잡지 '츄스(求是)' 기고에서 강조한 개념이다. 그는 당시 "당의 순결성을 사상, 정치, 조직, 기풍 방면에서 실현해야 한다"면서 반 마르크스주의의 침투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사상의 순결성, 개혁개방이란 당 방침을 견지하고 일체의 착오적 경향을 거부하는 정치의 순결성, 당의 단결과 통일을 유지하는 조직의 순결성, 스스로를 반성하고 겸손하며 사리를 채우는 않는 기풍의 순수성을 역설했다.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가의 재산축재 의혹이 제기되며 공직자 재산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당의 순결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인터넷에서는 이번 보고에서 공평이란 단어가 모두 스무 차례나 등장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공평이 시진핑 시대의 화두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8차 당 대회 보고는 "권리의 공평, 기회의 공평, 규칙의 공평을 통해 인민의 평등한 참여와 발전 권리를 동일하게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네티즌은 농민공 자녀도 도시에서 교육을 공평하게 받을 수 있게 해 줄 것 등을 요구하는 댓글을 올렸다. 중국 교육부는 이미 지방정부에 외지에서 유입된 가정의 자녀가 해당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호적 체계에선 해당 지역에 호적을 가진 주민들만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농민공 자녀의 경우 호적이 없어 교육을 받는데 어려움이 크다.
한편 신화통신은 이번 당 대회 보고에서 당 대회 대표에게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처음 부여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당내 민주화의 확대"라고 평가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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