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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이 지방 되레 많은데…" 한우 급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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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이 지방 되레 많은데…" 한우 급식 논란

입력
2012.11.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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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때아닌 한우 등급기준 논란이 일고 있다. 한우 등급기준이 마치 품질기준인양 오해를 불러 일으키면서 학교 급식에서도 지방이 많고 비싸기만 한 1등급 한우를 고집하는 것이 대세로 굳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행정자치위원회 안승남(민주통합당)의원은 최근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마블링, 즉 지방이 많은 한우 1등급은 지방이 적은 3등급 보다 성인병과 비만 유발의 원인이 되는데도 보조금까지 지원하면서 급식하느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현상은 1등급 한우가 2,3등급 보다 낫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며 "경기도가 매년 60억~70억원의 보조금을 주고도 1인당 연 1kg도 안 되는 1등급 한우를 급식하기 보다는 3등급 한우를 사용하고 고기 양도 늘리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한 축산기업조합의 김모(56)씨도 "현행 등급제는 마블링과 색감, 조직감 등을 육안으로 판단해 분류할 만큼 비과학적"이라며 "1등급 고기는 지방이 많아서 부드럽고 고소하다는 것일 뿐 고기의 질 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사실 그 동안 한우 등급기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방 함량이 많아야 높은 등급으로 평가되고 있어, 국민 건강을 고려했을 때 현행 등급결정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1등급 한우에 익숙해지면 성인이 돼서도 고지방 고기를 찾아 성인병에 취약해 진다는 것이다. 한 축산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는 "등심은 원래 지방이 없는데 1등급 한우의 경우 인위적으로 지방을 만든 것"이라며 "방목하던 소도 출하 몇 개월을 앞두고는 가둬놓고 사료를 먹여 지방을 키운다"고 등급기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하지만 축산농민들은 국민의 입맛을 갑자기 바꿀 수 없고, 등급제가 바뀌면 시설교체 등에 투자와 혼란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측은 12일 "한우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의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무조건 지방은 나쁘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면서 1등급 한우를 성인병과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규정한 안 의원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8월에는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이 등급기준에서 마블링을 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축산농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블링이 소고기 육질 등급을 구분하는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등급기준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며 "마블링이 없는 한우를 고급육으로 구분하면 기준 자체가 외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ㆍ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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