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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탕귀 영감'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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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탕귀 영감' 보고 싶어서"

입력
2012.11.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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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상화 주인공이 누군지 아세요?" 도슨트가 묻자, 여기저기서 "탕귀"라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보험가액만 1,500억원에 이르는 걸작이며 프랑스 밖으로 첫 해외나들이를 하는 '탕귀 영감'(1887)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100여 명의 관람객은 오랫동안 작품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전시회 포스터에 담긴 '회색 펠트모자를 쓴 자화상'(1887)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는 도슨트의 말에 한 아이가 "귀를 자른 것"이라고 답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그게 아니고 반 고흐미술관 입구에 있는 이 작품을 관람객이 칼로 찢어서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8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불멸의 화가II:반 고흐 in 파리'전 첫 주말, 전시장에는 반 고흐의 파리시기 작품 세계를 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토요일 하루만 4,000여 명이 다녀갔고, 개막 4일 째인 11일 현재 누적 관람객수는 1만 5,000여 명에 이른다. 비가 내린 11일에도 아기를 안은 젊은 부부부터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 찾아온 관람객들로 반 고흐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친구와 전시장을 찾은 회사원 박인영씨는 " 말로만 듣던'탕귀 영감'을 실제로 보고 싶어 왔다"면서 "경제적 궁핍함 때문에 그림을 그리기 어렵자 캔버스를 작게 잘라 쓰거나 재활용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파리시대 초기에 어두운 화풍에서 점차 벗어나 '해질녘의 몽마르트'(1887)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화가였다는 점에 깊이 감동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리에 머문 2년간의 작품 위주로 꾸며진 이번 전시는 작품 해설이 필요하다. 60여 점의 유화뿐 아니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의 연구결과물이 함께 전시됐고 시기별로 달라진 화풍과 사연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도슨트 조영은씨는 "파리에서 반 고흐는 동생 테오와 살았기 때문에 편지나 자료가 풍부하지 않은 편"이라면서 "사전에 기본적인 내용을 찾아본 후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 훨씬 더 흥미로운 감상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불멸의 화가II:반 고흐 in 파리'전은 평일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볼 수 있다. 토요일 오후 6시 이후에는 2,000원 할인되며, 어린이 도슨트를 포함해 도슨트 해설은 매일 5~6회 진행된다.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전시 문의 1588-2618.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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