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 후보 3인이 9일까지 제시한 정치ㆍ외교안보, 경제, 복지∙사회 분야 공약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세 후보의 정책 방향이 같거나 비슷한 사례가 27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중 누가 12월 대선에서 당선되든 차기 정부에서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물론 각론에선 온도 차이가 있지만 유례 없는 후보들의 공약 동조화 현상으로 유권자의 선택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현정부가 내세웠던 '작은 정부' 기조는 '큰 정부'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 모두 해양수산부 부활을 공언했다. 세 후보는 이 밖에도 다른 부처∙기관∙ 위원회의 부활 또는 신설 공약을 내놓아 공무원 증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 후보 모두 대통령의 권한 분산과 축소를 지향하고 있다. 박 후보는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보장을 약속했고,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이 참여한 '새정치 공동선언' 실무팀은 이날 총리의 인사제청권과 장관 해임 건의권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도 세 후보의 공통 공약이다. 세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경제민주화 분야에서도 어느 후보의 공약인지 헷갈리는 대목이 적지 않다. 세 후보 모두 횡령ㆍ배임 등 대기업 총수의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 4%로 축소도 세 후보가 공감을 표시한 정책이다.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규제와 처벌 강화도 공통 공약이다.
또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현재 평균 57세인 정년은 60세로 연장되고, 최저임금 역시 사실상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상향된다. 세 후보 모두 0~5세 무상보육의 전면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 규모(박 후보 매년 20만호, 문ㆍ안 후보 매년 12만호)는 다르지만 공공임대주택 확대도 공통된 공약이다. 세 후보는 대입 전형 간소화, 반값 등록금, 고교 무상교육에서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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