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중이던 영광 원자력발전소 3호기(100만㎾급)의 제어봉 안내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균열 수리를 위해선 최장 3개월까지 가동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위조부품사건으로 영광 5ㆍ6호기가 멈춰 섰고, 11월 20일 이후엔 월성 1호기도 설계수명종료로 가동중단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영광 3호기까지 정지기간이 길어진다면 대규모 전력공급의 공백이 발생, 올 겨울 블랙아웃(대정전)이 우려되고 있다.
9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계획예방 정비 중이던 영광 3호기의 원자로에 제어봉 안내관(관통관) 6개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됐다. 제어봉 안내관은 원자로의 노심(爐心)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핵분열 정도를 조절하는 제어봉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파이프 형태의 배관이다.
한수원 측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진행되는 계획예방 정비작업 중 원자로 상단에 붙어있는 안내관에 대한 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부분균열이 발견됐다"며 "구멍이나 틈이 생긴 게 아니어서 안전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내관 균열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로, 자칫 이번에 발견하지 못한 채 원전 가동 중에 균열이 커졌다면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균열로 인해 영광 원전 3호기의 가동중단이 길어짐에 따라 올 겨울 전력수급에는 더욱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1~2월 예비전력을 230만㎾ 정도로 예상했지만, ▦위조부품교체에 들어간 영광원전 5ㆍ6호기의 정상가동이 지연되고 ▦영광 3호기의 균열보수작업도 늦어진다면 자칫 예비전력이 바닥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번 균열에 대한 한수원의 늑장보고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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