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치러진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리'나'형과 외국어 영역의 1등급 예상 구분점수(등급 컷ㆍ원점수 기준)가 지난해 수능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언어 영역은 3점짜리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될 만큼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리와 외국어 영역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워 만점자 비율이 1%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올해 입시에서는 수리와 외국어 성적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9일 입시업체 메가스터디가 수험생 5만2,437명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영역별 1등급 컷은 언어 98점, 수리 '가'ㆍ'나'형과 외국어 각각 92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수능 1등급 컷은 언어 94점, 수리 '가'형 89점, 수리 '나'형 96점, 외국어 97점이었다. 유웨이중앙교육과 진학사 등 다른 업체도 비슷한 가채점 결과를 내놓았다.
최고난도 문제가 출제되지 않은 언어 영역은 1등급 컷이 지난해보다 4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만점자 비율이 0.28%에 그친 언어 영역은 "1% 수준에 맞추겠다"는 당초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쉽게 출제되면서 등급별 커트라인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2~5등급도 7~12점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 1차 최저학력기준을 맞춰야 하는 수험생의 경우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이 돼 언어 점수가 중요할 수 있다"면서도 "수능 점수가 중요한 정시에서는 오히려 언어 영역의 영향력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 수리 영역은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이과)의 1등급 컷은 3점 오르고, '나'형(문과)은 4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형의 경우 지난해 매우 어려웠던 탓에 상대적으로 올해 등급 컷은 올랐지만, 변별력은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리 '나'형은 1등급보다 2~3등급에서 더 큰 폭(5~6점)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고난도 문제가 나오지 않아 만점자 비율은 1%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게 메가스터디의 분석이다. 최성수 강남타임학원 입시연구소장은 "수시의 최저학력기준이나 정시 수능우선선발에 수리 영역이 꼭 들어가기 때문에 수리 영역을 잘 봤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만점자 비율이 2.67%에 이를 정도로 쉽게 출제된 외국어 영역은 올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점수 하락폭이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됐다. 1등급 컷은 지난해보다 5점 정도 떨어지고, 2~5등급도 8~12점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리와 외국어가 어려워지면서 최상위권의 변별력은 갖춰졌다"며 "중상위권 내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는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언어 2.68%, 수리 '가'형 0.9%, 수리 '나'형 1.04%, 외국어 0.6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타임교육은 언어 1.95%, 수리 '가'형 0.99%, 수리 '나'형 0.84%, 외국어 0.74%로 전망했다. 대부분의 입시 업체들이 언어 2% 내외, 수리'가'ㆍ'나'형 모두 1%에 근접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성수 소장은 "평소 모의고사보다 수능을 더 잘 봤다면 지원해 놓은 수시 논술고사를 치지 말고 정시에서 더 좋은 대학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손은진 전무는 "이미 수시모집에 지원해 놓았는데 해당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수능 이후 원서를 접수하는 수시 2차 모집과 정시 모집의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중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학생들은 남아 있는 수시의 대학별고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정시에 안정 지원하는 합격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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