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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잔치' 부실저축銀… 대부업체들만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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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잔치' 부실저축銀… 대부업체들만 눈독

입력
2012.11.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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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소유ㆍ관리 중인 부실 저축은행이 시장에 곧 매물로 나올 예정이어서 연내 새 주인이 결정될지 주목된다. 금융권에선 장기 불황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금융지주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대부업체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선 대부업체를 꺼리는 분위기여서 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8일 예보에 따르면 5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솔로몬ㆍ한국저축은행 계열 5개 저축은행과 예쓰ㆍ예솔ㆍ예나래 가교은행 등 예보가 소유ㆍ관리 중인 부실 저축은행들에 대한 매각진단 작업이 최근 마무리됐다.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인수자를 물색한 후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최근 W저축은행이 금융당국에게서 경영개선명령을 받는 등 연말까지 부실 저축은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예보 입장에선 기존에 떠안은 부실 저축은행 매각이 시급할 수 밖에 없다. 예보는 1차 매각진단 결과를 토대로 미비한 사안을 추가 점검한 뒤 조만간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진단에서 적합한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해 향후 매각 일정도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예보 관계자는 "좀더 자세한 시장 상황이 필요해 추가 조사를 요청한 상태"라며 "이번 진단 결과 마땅한 인수자가 없었고, 그나마 대부업체 정도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미 가교은행은 여러 차례 매각에 실패했고, 계열 저축은행도 7월 모회사 매각 때 금융지주의 외면을 받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마땅한 인수자가 나서지 않을 경우 다시 대형 금융지주사에 부실 저축은행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한국저축은행 계열 부실 저축은행을 연내 예솔 등 가교은행으로 넘긴 뒤 금융지주사에 일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주주로서의 요건을 충족하고 안정적으로 저축은행을 이끌어갈 인수자가 필요한데, 현재로선 금융지주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4대 금융지주사는 대부분 부실 저축은행을 추가로 떠안는데 부정적이다. 이미 KB금융이 제일저축은행을, 신한금융이 토마토저축은행, 우리금융이 삼화저축은행, 하나금융이 제일2ㆍ에이스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으나 적자 지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금융지주 관계자는 "부실 저축은행 인수는 수익사업이 아닌 사회공헌 차원에서 손해나는 계열사를 하나 늘리는 의미밖에 없다"며 "올해 은행 등의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바젤Ⅲ 등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내실을 다질 시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등록된 금융회사면서도 고리대금업자 취급을 받는 대부업계에선 벌써부터 인수가격을 타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러시앤캐시 등은 2009년부터 저축은행 인수전에 나섰고,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둔 일본계 금융회사 J트러스트는 지난달 미래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에 결격 사유는 사라진 셈이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대부업계가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금융권으로 공식 편입되면 금융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업계의 낮은 조달 금리와 서민금융 노하우 등이 금융시장에서 큰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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