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오석준)는 15차례에 걸쳐 입영을 연기하다 결국 입대한 이모(28)씨가 "입대하면 부양가족의 생계가 곤란다하"며 입대 전 서울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병역감면 부결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는 생계 곤란으로 병역을 감면해달라는 신청을 하기 직전에 어머니 소유 아파트를 외할머니에게 매도했다"며 "임대차계약을 통해 이씨가 같은 아파트에 계속 거주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생계 곤란의 외관을 만들어내기 위한 가장행위라는 의심이 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7~8년 동안 병역을 연기받은 것은 이씨에게 가족의 생활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매우 큰 박탈감을 줄 수 있어 병역 감면 사유에 대해서는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3년 3월 현역 입영 대상자로 결정됐지만 2010년까지 대학 진학과 편입, 국가고시 응시 등을 이유로 입영을 11차례 연기했다. 이씨는 이후 어머니 명의로 된 아파트가 외할머니에게 매도됐다며 부양가족의 생계 곤란을 이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했고, 병무청은 이를 의도적인 행위라고 판단해 이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이씨는 재신청과 행정심판 등을 제기해 4차례 더 입영을 연기했지만 청구는 모두 기각됐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뒤 지난 9월 입대해 복무 중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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