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를 이끄는 두 강대국 즉 G2(미국과 중국)의 권력지도가 새롭게 구축됐다. 미국은 7일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했고, 중국은 8일부터 열리는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현 부주석)와 리커창(李克强) 총리(현 부총리)를 투 톱으로 하는 새 지도부가 꾸려진다. '시진핑 시대'는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게 된다.
이미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제1 경제파트너가 된 만큼, 기업들로선 미국보다는 중국의 권력판도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당 지도부 및 정부 고위관료들과의 인맥을 의미하는 '관시(關係)'가 사업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새 지도부와의 인적 네트워크는 중국 내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요소다.
다행히도 중국의 새 지도부는 국내 대기업들과 상당한 친분을 갖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및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진핑 리커창 등과 인연을 유지해왔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 내 사업기반이 가장 큰 삼성은 이재용 사장이 시진핑, 리커창 등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사장이 글로벌 협력 등을 담당하다 보니 시진핑, 리커창 등 차세대 지도부도 잘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시진핑은 저장성 당서기 시절인 2005년 방한했을 때 이 사장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둘러봤고, 상하이시 당서기 시절인 2007년 7월에는 쑤저우에 있는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시진핑은 2010년 2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 사장과 당시 삼성전자 사장이었던 최지성 현 그룹 미래전략실장을 따로 만나 삼성의 중국 사업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리커창과도 만나 시안 반도체 공장 설립 등을 의논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지난 6월 여수 엑스포 참석차 방한했을 때, 따로 만나 중국 사업을 논의했다. 2016년까지 총 1억 위안을 중국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왕치산은 이번에 새로 구성되는 7명 상무위원 중 한명이다. 또 그룹 내 대표적 중국통인 설영흥 중국총괄 부회장을 중심으로 새 지도부와 상당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시진핑이 2005년7월 저장성 당서기 시절 투자유치를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났다. 구 회장은 또 지난해 10월 리커창이 방한했을 때도 서울 서초동 R&D캠퍼스를 안내하며 만남을 가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당시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시진핑과 회동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최 회장은 그 해 10월 시진핑이 주최한 만찬에 초대 받았고, 2010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다시 만나 우의를 다졌다.
강덕수 STX 회장은 리커창과 각별한 사이다. 강 회장은 그가 2005년 랴오닝성 당 서기 시절 방한했을 때 STX진해조선소를 안내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결국 랴오닝성 다롄에 STX 조선소를 지었다. 이후 강 회장은 10월 방한 당시 총리실 주최 만찬에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대를 받기도 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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