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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병아리와 개까지 동원한 대선판 말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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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병아리와 개까지 동원한 대선판 말싸움

입력
2012.11.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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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험한 말싸움이 점입가경이다. 6일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회동 전후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 주변은 정치공학적 술수, 구걸정치, 야합정치 등 단일화를 비난하고 폄훼하는 막말들로 넘쳐났다.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문-안 단일화 쇼가 국민의 후보검증 시간을 빼앗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는 등 3대 대국민 범죄를 범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급기야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어제"병아리 한 마리 태어나는 것보다 더 조급하며 졸속"이라고 단일화를 비난하고 나섰다. 병아리 부화에 걸리는 3주보다 더 짧은 기간에 단일화를 서두르는 것을 꼬집은 얘기지만 야권이 정권교체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단일화를 병아리에 비유하는 것은 지나친 언행이다. 그에 맞서는 야권의 대응도 덜하지 않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캠프의 한 부대변인은 김 본부장의 대국민 3대 범죄론을 겨냥해"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문-안 단일화 진전에 대한 새누리당의 강도 높은 공격은 당혹과 위기감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다수의 지지를 받는 야권 단일화를 대국민 범죄로 몰아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단일화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훨씬 높다. 어제 통일선진당과의 합당을 마무리한 새누리당이 야권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결선투표제도가 없는 현실에서 후보단일화와 같은 연합정치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자신이 하면 로맨스,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 식으로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청산되어야 할 구태정치다. 막말과 저속한 용어로 대선 판을 오염시키고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면서 정치쇄신을 외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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