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어느 후보든 패배한다면 경제문제가 가장 큰 패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6일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선거에서 졌을 경우의 패인을 소개했다.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경기가 어려워지고 월가 시위 등 부유층에 대한 반감이 높은 사회적 상황에서 친기업적 성향의 재벌 롬니가 대선 후보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화당에서조차 롬니가 떨어지면 역대 최악의 공화당 후보로 기록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할리 바버 전 미시시피주지사는 "'승마를 즐기는 부인과 결혼한 재벌'이라는 민주당의 공세에 롬니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롬니가 세운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관련 탈세 등의 의혹도 발목을 잡았다.
롬니 캠프 내 선거 참모들의 불협화음과 수석 전략가 스튜어트 스티븐스의 독주도 문제로 꼽힌다. 이들의 불화로 아프가니스탄 전쟁 철군 등 오바마의 취약한 외교 정책에 대한 공격력이 떨어지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는데 실패하면서 롬니의 인기는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허리케인 샌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오바마에 자리를 내준 요인이다.
오바마도 경제 문제가 가장 큰 변수다. 1기 취임 이후 실업률이 늘어나는 등 경기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전문가들은 재정적자 감축, 일자리 증가 등 경기를 회복시킬 구체적인 정책이 유세 기간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도 취지는 좋지만 벌금과 증세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기가 시들었다. 오바마는 10월 1차 TV토론에서도 경제 실책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롬니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오바마 집권 2기에 대한 불안감마저 낳았다. 4년간의 경기 악화를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의 과오로 치부하는 것도 오바마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오바마는 백인 유권자를, 롬니는 라틴계 유권자들을 지지세력으로 결집하지 못한 점도 각각의 패인으로 꼽힌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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