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마지막까지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여론조사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5일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0.4% 포인트까지 좁혀졌다며 "1936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와 앨프 랜든 당시 공화당 후보의 대결 이후 최고의 접전"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와 롬니의 대결에 버금가는 초접전 대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득표율 차이로만 본다면 0.1% 포인트 차로 승부가 갈린 1960년 대선이 가장 아슬아슬했다. 당시 처음 도입된 TV 토론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급부상한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는 49.7%의 득표율로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를 0.1%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득표수로 따지면 11만3,000표차에 불과하다. 공화당은 일리노이와 텍사스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있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닉슨이 승복하면서 미국의 35대 대통령이 탄생했다.
득표율에서 앞서도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해 패한 경우가 있다. 2000년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48.38%의 득표율을 기록해 47.87%의 부시를 앞섰으나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266석을 확보해 271석을 얻은 부시에게 졌다. 그러나 최대 접전지인 플로리다에서 부재자 표가 개표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상 초유의 분쟁이 벌어졌다. 선거인단 수의 차이가 5석에 불과해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25명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1개월여의 내홍을 거친 끝에 결국 플로리다주 재검표 중지를 명령했고 부시는 537표 차로 선거인단 25명을 고스란히 가져갔다. 민주당은 537표 때문에 대선에서 패한 셈이다.
민주당 지미 카터와 공화당 제럴드 포드의 1976년 대결 역시 예상을 뒤엎은 접전이었다. 농장주 출신의 카터는 당시 무명 정치인에 불과했지만 TV 토론에서 포드의 연이은 실언과, 닉슨 전 대통령의 사면에 실망한 사람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포드를 득표율 2.1%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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