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품질검증서를 통해 가짜 부품이 납품된 원전은 현재 드러난 것만 영광 3, 4, 5, 6호기와 울진 3호기 등 모두 5곳. 실제로 사용된 가짜 부품 수는 영광 6호기가 2,590개로 가장 많았고 영광 5호기에도 2,547개가 쓰였다. 영광 3, 4호기에도 각각 31개, 20개가 사용됐으며 울진 3호기에도 45개가 채택됐다. 가짜 부품이 대부분 영광원전에 주로 사용됐는데 다른 원전은 어떨까.
한수원에 따르면 문제의 부품은 영광 외에도 고리원전 75개, 월성원전 18개, 영광 1,2호기 59개 등 다른 원전에도 이미 납품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수원은 "검증되지 않은 부품이 고리 월성 울진 영광 등 4개 원전본부에 모두 납품됐지만 고리와 월성, 영광 1,2호기에는 실제 사용하지 않고 재고로만 보유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위조사건이 외부 제보에 의해 적발되지 않았다면 보관 중이던 가짜 부품이 언제든 원전에 사용됐을 공산이 크다.
원전엔 보통 200만~300만개 정도의 크고 작은 부품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이번에 적발된 위조부품 외에, 수 많은 다른 부품들 역시 허술한 품질검증서로 전국의 원전에 납품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수원에 등록된 총 납품 업체 수는 이번에 적발된 8곳 업체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20여 곳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에 서류가 집중적으로 위조된 곳은 한수원이 해외 품질검증기관으로 인정한 12곳 중 한 곳"이라면서 "전체 해외 품질검증서를 전수 조사해 추가 위조 사례가 발생할 경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낙 많은 부품업체들이 수많은 부품을 공급하는 만큼, 품질검증서 비리 외에 다른 비위사실이 나올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한 관계자는 "납품과 관련된 비위가 품질보증서 위조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할 수만 있다면 납품과정에 대한 전면적 조사와 새로운 시스템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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