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 10구단 창단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거대 통신기업 KT가 첫 공식 행보에 나선다.
수원시 관계자는 "6일 수원시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KT, 경기도, 수원시의 3자 업무협약 체결식(MOU)이 열린다"고 5일 밝혔다. 이 자리는 두 지방자치단체가 KT의 10구단 창단을 지원하고 추진 계획을 공표하는 자리로 KT가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하다. KT는 이날 김문수 경기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등과 같이 한 자리에서 10구단 창단에 대한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KT는 지난 2007년 말 경영난을 겪던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 나섰다가 사외이사의 반발로 발을 뺐다. 최근엔 수원시와 전라북도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뒤 10구단의 연고지를 수원으로 확정했다. 수원시는 이에 기존의 수원야구장을 리모델링 해 10구단의 홈구장으로 사용하려던 계획을 수정, 신축 구장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MOU로 수원시가 10구단의 연고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큰 기업이 10구단 창단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힌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기존 구단들이 '10구단을 창단시키겠다'는 뜻을 모으는 게 우선이다. 수원시와 KT에 창단 승인을 내리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KBO는 일단 올해 안에 10구단 창단 승인과 연고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지난 7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올스타전 보이콧 철회를 설득하면서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이사회를 열어 10구단 창단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양 총장은 이날 "올해 안에는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는 선수협과의 약속이기도 하다"고 했다.
창단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10구단의 1군 진입 시기는 이르면 2014년, 늦으면 2015년이다. 내년 시즌 1군에 합류하는 NC 다이노스의 사례처럼 10구단은 반드시 2군 무대를 거쳐야 한다. 올해 안으로 KBO 승인이 떨어진다면 2013년은 2군 무대에서, 2014년은 1군에서 뛸 수 있다.
하지만 수원시와 KT가 기존 구단으로부터 10구단 창단 관련 업무를 위임 받은 KBO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논란이 일 전망이다. 신규 구단 창단의 공식 창구인 KBO는 수원시는 물론 KT 어느 쪽으로부터도 창단 일정에 대한 언질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와 KT가 기존 구단을 물밑에서 설득하는 사전 정지작업 없이 일을 추진한 탓에 결정권을 갖고 있는 9개 구단이 반감을 느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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