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이틀 앞둔 4일 메릴랜드주 페덱스필드에서 열린 프로풋볼(NFL) 경기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대선 투표일 직전 수도 워싱턴에 연고를 둔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 현직 대통령이 당선된다는 80년 전통의 징크스 때문이다. 캐롤라니아 팬더스와 맞붙은 레드스킨스는 이날 21대13으로 패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으로선 불길한 징조다. 레드스킨스는 2008년 대선 때 홈경기에서 패배, 당시 야당 후보인 오바마의 승리를 예언했다.
미국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각종 징크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머리 아픈 여론조사 대신 징크스나 미신으로 대선 결과를 예측해 보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레드스킨스 징크스는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왔다. 1937년 레드스킨스가 연고지를 보스턴에서 워싱턴으로 옮기면서 시작된 이 징크스는 16번 연속 대선 결과를 맞히면서 유명해졌다. 유일하게 징크스가 깨진 것은 2004년. 당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대결을 앞두고 레드스킨스가 패하자 케리 진영은 즉각 성명을 내고 "허버트 후버 때부터 시작된 예언이 이번에도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부시의 승리로 결론 나자 일부 징크스 맹신자들은 2000년 부시 대통령의 전국 득표율이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에게 뒤졌기 때문에 재선 도전 자체가 무효라며 "징크스는 깨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농구와 야구, 쿠키 요리법에도 대선 징크스가 있다. 9월 열린 '쿠키 대선'에서는 오바마가 밋 롬니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양 후보 부인들이 쿠키 요리법을 공개해 더 많은 호응을 얻는 쪽이 백악관 안주인이 되는 이 징크스는 92년 시작돼 80%의 적중률을 보였다. 쿠키 대선을 주최하는 여성지 패밀리서클은 오바마의 부인 미셸의 화이트 앤 다크 초콜릿 칩 쿠키가 롬니의 부인 앤의 엠앤엠즈 쿠키보다 287표를 더 얻었다고 밝혔다.
미 프로야구(MLB)에서는 민주당 성향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해야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미신이 있다. 2004년 케리 후보가 패배했을 때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제패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레드삭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62년부터 2004년까지 결승에 진출할 때마다 공화당 대통령을 탄생시킨 미 프로농구(NBA)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는 2011~2012 시즌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 오바마의 승리를 예고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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