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미국인 아버지와 한인 어머니를 둔 하인즈 워드(36)는 미국 사회에서 슈퍼스타로 통한다. 그의 명성을 이어갈 10대 한인이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웨스트필드고 3학년 여준(17)군으로, 일곱 살이던 2002년 아버지 여창욱씨와 가족을 따라 미국에 갔다.
이민 초기 ‘풋볼’이란 단어조차 몰랐던 여군이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일찌감치 웬만한 어른을 능가한 체격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열세 살 때 178㎝, 90㎏이 돼 운동을 시켜보기로 했는데, 주변 친구들이 풋볼이 적합할 것 같다고 한결같이 얘기했다”며 “아들의 생각도 확인할 겸 운동을 시킨 게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여군은‘웨스트필드 불도그스’(학교 팀 이름)를 이끌고 있고, 명문 브리검영대나 템플대 스카우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는 미식축구가 다른 선수를 몸으로 밀쳐야 하는 운동이라고 하자 매우 민감해했다고 WP는 전했다. 여군은 “풋볼은 난폭한 스포츠여서 지금도 다른 선수를 밀칠 때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코치는 스포츠맨십을 얘기하지만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3년간 꾸준히 연습하면서 그의 실력은 몸의 성장 속도만큼이나 늘고 있다. 현재 키는 191㎝, 체중 150㎏에 이른다.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한 번은 코치가 그에게 “상대팀 라인배커(상대 선수에게 태클을 걸며 방어하는 수비수)를 그냥 두면 어떻게 하느냐”고 야단치자 “라인배커가 뭐냐”고 되물었고, 코치가 “방금 네 옆에서 우리 러닝백을 밀친 선수”라고 했을 때 여군은 “한 경기에서 한 선수만 맡아야 하는 줄 알았다”고 대꾸했다. 그의 한 친구는 “처음엔 제 정신이 아닌 줄 알았지만 함께 할수록 능력 있는 선수라는 걸 알게 됐다”며 “때 묻지 않는 그가 결국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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