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주요국 통화와 비교한 원화 가치는 여전히 10%가량 저평가돼 있어 향후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4일 '달러당 1,100원 선에서도 원화가치 여전히 저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원화의 저평가 수준과 당분간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을 고려하면 원ㆍ달러 환율은 앞으로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25일 13개월 만에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지속, 2일 현재 달러당 1,090.9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배 연구원은 지금의 원화 가치가 과거 흐름과 비교할 때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지적했다.
2004년 11월에도 환율은 1,100원을 하향 돌파했지만 원화의 주요 비교대상인 당시 엔화와 위안화 가치는 지금보다 각각 35%, 21%나 낮았다. 또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뤘던 2001, 2002, 2006년 등과 비교하면 실질실효환율(교역상대국의 환율과 물가까지 감안한 통화가치)이 아직도 평균선보다 10% 가량 낮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비록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들어 생기는 불황형이지만 경상흑자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주요국들의 양적완화로 국내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금이 늘어나면 환율은 계속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 실물경제가 부진하고 미국의 재정절벽 등 글로벌 불안요인이 많아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점을 종합할 때, 향후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은 용인하되 적정수준의 경상흑자와 자본 유ㆍ출입 규제 등을 통해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을 보호장치 마련이 중요해 보인다"고 권고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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