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일 영국 신문에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영국 법원이 전날 애플의 '꼼수 사과문'에 제동을 걸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 탭이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영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가디언에 각각 사과문을 게재했다. '광고'라는 제목의 사과문에서 애플은 "영국 법원은 2012년 7월 9일 삼성전자 영국법인의 갤럭시 태블릿 컴퓨터인 '갤럭시 탭10.1, 탭 8.9, 탭 7.7'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며 판결문 인터넷 링크를 함께 소개했다. 또 "이 판결은 유럽연합(EU) 전체에 적용되며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다.
영국 법원은 지난달 18일 삼성 갤럭시탭이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리며 애플의 홈페이지와 영국 주요 언론에 판결 내용을 공지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애플은 사과문에 "삼성 제품은 애플만큼 멋지지 않다"는 영국 고등법원 콜린 버스 판사의 판결문 일부를 인용하며 비꼬는 듯한 뉘앙스를 포함시켰다. 또 삼성의 특허 침해를 인정한 미국, 독일 법원 등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영국 법원의 판결을 반박하고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영국 법원은 애플에 또 한번 망신을 줬다. 영국 항소법원은 1일 애플에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영국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하라고 경고했다. 또 애플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구속하거나 그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로빈 제이콥 항소심 판사는 "애플의 사과문 내용은 사실과 다르고 부정확하다"며 "이는 명백한 명령 불이행"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법원은 '기존의 사과문을 24시간 이내로 내리고 48시간 이내에 최소 11포인트 글자 크기로 된 새로운 사과문을 애플 홈페이지에 게시하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렸다. 또한 사과문 수정에 14일의 기간을 달라고 한 애플의 요청도 기각했다. 로빈 제이콤 판사는 "만약 애플이 이날 판결 내용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팀 쿡, 조나단 아이브, 필 실러 등을 징계하겠다"며 "이들을 구속하거나 재산을 압류하거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애플의 현직 이사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에디 큐, 크레이그 페더리히, 피터 오펜하이머 등 임원진 17명이 징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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