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족해방운동의 핵심 인물이었던 아부 지하드(본명 칼릴 알와지르ㆍ1935~1988ㆍ사진)를 암살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핵심 인물 암살 배후로 자주 지목된 이스라엘이 책임을 인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는 1988년 지하드 암살 작전에 가담한 이스라엘 특수부대원 나훔 레브(2000년 사망)와 12년 전 인터뷰한 내용을 1일 공개했다. 이스라엘 검열기관은 그동안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터뷰의 보도를 금지해왔다.
인터뷰에서 레브는 여성으로 위장한 다른 대원과 부부 관광객 행세를 하며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 있는 지하드의 자택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도를 들고 길을 물으며 무장한 경비원을 따돌린 후 초콜릿 상자에 숨긴 무소음 총으로 지하드를 암살했다. 레브는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주도한 그를 망설임 없이 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특수부대가 함께 참여한 이 작전에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과 모셰 얄론 부총리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지하드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창립한 야세르 아라파트(1929~2004)와 함께 1987년부터 인티파다(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를 이끌었다. 75년 텔아비브 호텔 인질 사건(이스라엘인 11명 사망)과 78년 이스라엘 버스 테러 사건(38명 사망) 등을 주도해 이스라엘 정부의 표적이 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