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이 여전히 예측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조차 제각각이고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실시된 여론조사도 기관의 성향에 따라 달리 나온다. 뉴욕타임스에서 선거 분석을 하는 네이트 실버, 중도적 분석가로 알려진 찰리 쿡은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재선을 이끈 정치컨설턴트 딕 모리스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책사인 칼 로브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낙승을 자신한다.
네이트 실버는 "여론조사들이 구조적으로 틀리지 않다면 롬니가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면서,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해설가 조 스카보로와 내기를 걸어 롬니가 이기면 1,000달러를 적십자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찰리 쿡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가 한때 롬니 쪽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접전지역으로 바뀐 점을 주목했다. 해석을 확대하면 그만큼 롬니에게 불리해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딕 모리스는 롬니의 압도적 승리를 예상했다. 그는 "양상이 접전이 아니라서 선거 날 밤 일찍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부동층은 원래 현직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칼 로브는 "롬니가 선거 다음날인 7일 45대 대통령이 됐음을 선언할 것"이라며 지난 주 이뤄진 31회의 여론조사 가운데 롬니가 19회나 승리한 점을 감안할 때 최소 279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대선에서는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경합주인 콜로라도의 경우 보수적인 라스무센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롬니가 3%포인트를, CNN 조사에서는 오바마가 2%포인트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의 경우 라스무센은 롬니가,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고 버지니아와 플로리다도 상황이 비슷했다.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기관에 따라 표본에 공화당원 또는 민주당원을 더 많이 포함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인사는 "언론은 (광고와 같은) 여러 이유 때문에 이번 선거를 계속 막상막하로 보고 싶어한다"며 내부적으론 사실상 판세가 굳어졌다고 전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의 마이클 알렌은 "민주, 공화 양측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는 건 마찬가지이나 롬니 캠프가 더 하다"면서 선거 패배 시 롬니 측은 허리케인 샌디 탓으로, 워싱턴의 공화당 지도자들은 미시간이 고향인 롬니가 자동차업계에서 배척된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대선 관련 사이트인 270투윈닷컴은 일반인 1만6,000여명의 판세 분석을 종합해 오바마가 선거인단 281명을 확보해 257명을 얻는데 그친 롬니를 누르고 당선된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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