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중국의 새 권력인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와의 인연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달라이 라마가 8월 인터뷰에서 시중쉰을 "우호적이며 사상이 자유로우며 인품이 매우 좋았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VOA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1954년 베이징에서 중국어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배우면서 시중쉰과 교류하게 됐다. 달라이 라마는 시중쉰에게 고급 시계를 선물하기도 했고 시중쉰은 사망하기 전 달라이 라마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가 중국의 권력 교체가 이루어지는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이 같은 인연을 내세운 것은 시진핑 부주석이 최고 지도자직에 오른 후 티베트 정책에 변화가 오기를 바라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쉰은 자유주의적 성향으로 티베트에 강경 정책을 편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달리 티베트에 대해 비교적 덜 강경한 태도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의 조카로 시중쉰을 만난 적이 있는 카이두둔주도 시중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시 부주석에 대해 신중하나마 낙관했다. 그는 시 부주석이 대권을 장악하면 후 주석과 달리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베트와 중국 내 티베트인 자치지역에서는 2009년 이후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항의하는 분신기도가 잇따라 50여명이 사망했다. 중국 당국은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자치를 주장하는 것이 폭력 선동이라고 비난해 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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