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창조'로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바티칸시국 시스티나성당 천장화가 일반에 공개된 지 1일로 500주년이 됐다. 연 500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의 숨, 땀, 체온 등으로 그림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가 다시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이 관람객 제한 조치 가능성을 처음으로 비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오 파올루치 바티칸미술관장은 "새로운 공기정화시스템 설계를 의뢰했지만 내년까지 해결책이 안나오면 관람객 수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1990년대 시스티나성당을 보수하면서 공기조절시스템을 설비했지만 하루 1만~3만명에 이르는 관람객을 대처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BBC방송은 파올루치 관장이 몇 주 전 "성당 출입 제한은 성지 순례를 가로막는 것처럼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가 "교황청이 돈만 밝힌다"는 비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바티칸미술관(시스티나성당 포함) 관람료로 1인당 15유로(2만1,000원) 이상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문학비평가 피에르토 치타티는 지난달 초 유력 일간지 기고에서 시스티나성당 관람 행렬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재난"에 빗대며 천장화 보호 논쟁에 불을 붙였다.
한편 교황 베네딕토16세는 10월 31일 시스티나성당에서 천장화 완성 500주년을 기념하는 저녁미사를 집전했다. 2,500㎡(756평) 크기의 프레스코화(회벽에 그린 채색화)인 이 그림은 미켈란젤로가 1508년 교황 율리우스2세의 의뢰를 받아 구약성서의 주요 사건 및 인물을 4년에 걸쳐 형상화한 대작이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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