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11월 6일)을 앞두고 벌어진 세 번째 TV 토론(10월22일)에서 공화당의 Mitt Romney 후보는 말을 유난히 더듬었다. 특히 첫 발성 첫 음절을 수 차례 반복했다.
아주 간단한 어구 한 마디 "we see in Libya"를 "uh we see in- in uh uh uh uh in Libya"로 했고, 'in Philadelphia'의 경우 첫 음절을 세 번이나 더듬다가 말하기도 했는데 "I- I met a young woman in- in- in- in Philadelphia"식이었다. 특히 관사도 두 세 번씩 더듬다가 말했는데 "uh a- a complete change in the- the- the- the structure and the- um the environment in the Middle East."가 좋은 예다.
이런 광경은 뒷말을 생각하거나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해 기능어인 관사나 기타 의미 없는 어휘를 반복하는 버릇에서 나온 것이다. 또 다른 사례 중에는 "uh a- a complete change in the- the- the- the structure and the- um the environment in the Middle East"'도 있다. '중동에서의 구조와 환경의 변화'라고 단박에 내뱉으면 될 것을 uh a- 로 더듬고 다시 the-를 세 번이나 반복한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다.
민감한 주제의 경우 다음 말을 준비하기 위해 일부러 더듬는 경우도 있지만, Romney가 지난 두 차례의TV 토론에서는 더듬는 일이 거의 없이 잘했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다. 세 번째의 토론에서 첫 음절이나 간단한 기능어를 반복하는 것(false starters)도 Romney가 357회이고 Obama가 63회였으며, 더듬는 어구 uh를 사용한 사례도 Romney(171회)가 Obama(68회)로 비교된다. 결국 Romney의 말더듬(disfluencies)는 비율은 Obama보다 네 배나 많았다. 전문가들은 Romney가 더듬은 이유는 긴장이나 더듬는 버릇(strutter)때문이 아니라 해당 부분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해석한다.
어쨌든 말 더듬는 것은 상대가 끼어 드는 것을 예방하고 생각할 시간을 번다는 점에서 나름의 효과는 있다. 언론에서도 Obama가 주도권을 잡았고 Romney는 안정 위주로 응했다고 분석한 것은 이러한 언어적 분석과 다르지 않다. 조만간 있을 한국의 대선 TV 토론은 어떨까 궁금증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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