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31일 "마치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의 느낌"이라며 무소속 후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 공평동 캠프에서 열린 후원회 행사에 참석해 "저와 싸우는 정당들은 정말 거대 정당들이고, 전국적으로 수십만명 조직을 가지고 있어서 사실 비교가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지금 캠프에 200명 정도가 버티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기적"이라며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제 앞에서 눈물 흘리신 한 분 한 분들 소망을 풀어 드릴 수 있도록 반드시 승리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교수로서 정년 퇴임할 줄 알았는데, 더 큰 일을 하라고 사회와 국민이 요청해 주셨다"며 "이제 강을 건너고 정말로 다리를 불살랐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의 잇단 단일화 공세 속에서도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이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야권이 힘을 모으는 지름길은 (민주당이) 스스로 어떻게 개혁하고 쇄신할지 밝히고 이를 통해 정치권 전반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단일화 협상 요구를 반박했다. 민주당이 먼저 개혁안과 쇄신안을 내놓으라는 요구이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에 야권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 단일화 방식과 관련, "어떤 방식이든 상관 없다"며 조속한 협상 개시를 요청했다. 우 단장은 "유리한 방식을 고집하거나 저쪽에게 불리한 방식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며 "충분히 만나서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단장은 "10일까지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안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정책 공약 때문에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혼자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하는 것보다 만나서 국민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것이냐 논의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문 후보 측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도 이날 안 후보의 의원 정수 감축 방안에 대해 'CEO 마인드'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였다가 최근 문 후보 캠프에 몸을 실은 윤 위원장은 "CEO 마인드로 볼 때 산출을 더 늘리느냐 하는 쪽으로 고민하지 않고 투입을 줄이는 쪽으로 생각한 건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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