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31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논문 표절 및 중복게재 의혹에 대해 예비조사에 들어갔다. 늦어도 11월 말 나올 예정인 조사 결과가 대선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대의 조사 착수가 새누리당의 요구에 따른 것이어서 논란도 예상된다.
성노현 서울대 연구처장은 이날 낮 12시부터 2시간가량 열린 연구진실성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예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혹이 제기된 안 후보의 논문 5편에 대해 순수하게 학술적 측면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처장은 예비조사 배경에 대해 "국회 요구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지난달 23일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안 후보의 논문에 대한 서울대의 자체 조사를 요구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학내 연구자의 논문 표절 등 부정 의혹에 대해 조사 여부를 검토하는 학내 상설기구다.
성 처장은 "연구진실성위원회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든 자료를 검토ㆍ분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3~5명의 전문가들로 예비조사위원회를 곧바로 구성, 열흘에서 한 달 정도 활동을 진행한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하는 시점 혹은 대선 후보 등록일(25, 26일)에 즈음해 예비조사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 예비조사위원회는 논문에 대한 기본내용 검토 및 오류 확인과 의도성 유무 등을 조사한 후 본조사 필요성 여부를 결정해 연구진실성위원회에 보고하게 된다.
서울대의 조사 대상 안 후보 논문은 1988년 석사논문, 1991년 박사논문, 1992년 서울대 의대 생리학교실 연구원 참여 연구보고서, 1993년 서울대 의대 학술지 제2저자 논문, 1993년 대한생리학회지 제3저자 논문이다.
안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안 후보 캠프 박상혁 부대변인은 예비조사 결정에 대해 "정치 공세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캠프 일각에서는 서울대의 예비조사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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