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누출사고가 일어난 경북 구미 4공단 인접 마을의 대기와 지하수에서 불소가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가 내린 날 마을 소하천에서는 음용수기준을 넘는 불소가 검출되기도 했다.
‘불산 누출사고 민관합동환경영향조사단’은 31일 사고수습대책본부가 있는 구미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지역 인근의 대기·수질·지하수 등을 분석한 결과 비가 내리면 불소가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대기나 지하수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사고발생 이후 처음으로 비가 내린 지난 22일 피해지역인 산동면 봉산리 소하천인 사창천의 평균 불소농도는 3.41㎎/ℓ로 나타났다. 이는 먹는 물 수질기준인 1.5㎎/ℓ를 2배이상 초과한 수치다. 하천수에는 기준치가 없다.
사창천이 합류하는 낙동강 지류 한천에서는 1.15~1.78㎎/ℓ의 불소가 검출됐다. 그러나 한천 하류지점에서는 1.15~1.26㎎/ℓ, 낙동강 본류 구미대교의 불소농도는 0.11~0.17㎎/ℓ로 음용수 기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시는 사창천의 물이 한천으로 바로 유입되지 않도록 집수정에 모았다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조사단은 또 22~25일 피해지역 10곳에서 공기 중 불소농도를 측정한 결과 9곳에서 검출되지 않았고, 1곳에서 극미량인 0.003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근로자건강보호기준 0.5ppm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지난 24, 25일 피해지역 지하수 20곳에서 측정한 불소농도도 0.03~0.63㎎/ℓ에 지나지 않았다.
사고지점과 인접한 15곳에서 측정한 실내공기도 모두 불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사고반경 1㎞ 이내의 소나무와 아까시나무 등이 고사하거나 중대한 피해가 났으나 그 외 지역은 피해가 경미하다고 발표했다. 동물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개체수나 종류에 큰 차이가 없어 일각에서 제기한 것처럼 집단폐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해 1년간 지속적으로 영향을 규명하기로 했다.
조사단은 “시료를 채취할 때 주민모니터링단이 참관하도록 했고 조사·분석도 민간기관에 위탁하거나 대구지방환경청과 교차 분석하도록 했다”며 “비가 내리면 피해지역에서 불소가 유출되는 만큼 피해지역 농작물을 제거하고 마을을 청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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